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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Blackwell)'을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CES 2025'에서 날아온 소식에 테크 테마주 원금균등상환vs원리금균등상환 의 등락이 엇갈렸다. 이번 행사의 최대 화두로 꼽혔던 양자컴퓨터 관련주는 폭락한 반면, 유리기판주는 차세대 반도체 부품으로 존재감이 재부각되면서 폭등했다. 인공지능(AI) 시장 발전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막대한 영향력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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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팔고 왔다"… 유리기판주 일제히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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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주차 유리기판, 양자암호 테마주 등락률. 제도권금융기관 /그래픽=이지혜 기자.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유리기판 테마에 속한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SKC는 8일 13%, 9일 19% 급등하면서 한 주간 상승률이 34%에 달했다. 유리기판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삼성전기는 6% 재래시장 활성화 올랐다. 코스닥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와이씨켐이 43% 급등한 가운데 HB테크놀러지 21%, 필옵틱스 20%, 에프엔에스테크 14% 등 상승률을 기록했다.
CES 2025에서 상용화 시점 임박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유리기판주의 상승동력이 됐다. 8일(현지 시각) SK그룹 부스를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C의 햇살론캠코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올린 뒤 "방금 팔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황 CEO와 만난 직후에 내놓은 발언이어서 엔비디아와 납품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나왔다. SKC는 세계 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함께 앱솔릭스를 설립해 유리기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도체 기판은 칩과 컴퓨터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부품으로, 현재 플라스틱과 같은 유기 소재가 널리 쓰인다. AI 반도체 발전으로 고집적 공정 난도 역시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에 강도가 높은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론상 유리기판은 유기기판보다 데이터 처리량은 8배 많고, 전력 소비는 절반에 불과하다.
당초 유리기판 상용화는 2027~2030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 회장의 판매 발언은 상용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피지컬 AI' 패러다임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AI 산업의 '스케일링(규모) 법칙'이 유효하다는 선언으로 AI 반도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리기판 이미지. /사진=앱솔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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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까지 20년 전망한 젠슨황… 양자주 급락 트리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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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를 앞두고 폭등했던 양자컴퓨터주는 유리기판주와 정반대 상황을 맞았다.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20년이 걸릴 것이라는 황 CEO의 발언이 대형 악재가 됐다. 황 CEO는 "매우 유용한 양자컴퓨터에 대해 15년이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초기 단계일 것이다. 30년은 아마도 후기 단계일 것"이라며 "하지만 20년을 선택한다면 많은 사람이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대에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이뤄질 것이란 기존 전망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2024년 6월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4에 참가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관계자가 양자컴퓨터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양자컴퓨터주는 지난달 초 구글의 양자 반도체 '윌로우' 성과 발표 이후 고공행진했다. CES 2025에 사상 최초로 양자컴퓨팅 세션이 마련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증시의 양자컴퓨터주인 실스크(티커명 LAES)와 리제티컴퓨팅(RGTI), 디웨이브 퀀텀(QBTS), 아이온큐(IONQ), CES 2025 개막 전날인 6일까지 1개월 주가 상승률이 각각 1908%, 514%, 171%, 42%에 달했다.
하지만 황 CEO의 발언이 강한 매도세를 촉발했다. 7~8일 리제티컴퓨팅은 49%, 아이온큐는 41%, 디웨이브 퀀텀은 40%, 실스크는 32% 폭락했다. 국내 양자암호 테마주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한 주간 코위버 25%, 엑스게이트 22%, 우리넷 19%, 케이씨에스 18% 등 하락률을 기록했다. 대부분 영업손익 적자 상태인 코스닥 중소형주여서 단기간 급등에 따른 폭락 위험성이 제기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현실이 됐다.
황 CEO의 발언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디웨이브 퀀텀의 앨런 바라츠 CEO는 "(황 CEO의 예측은) 완전히 틀렸다. 그가 틀린 이유는 현재 디웨이브가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은) 지금부터 30년 후, 20년 후, 15년 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