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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간담회에 참석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셀트리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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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O 사업 힘 빼더니

자회사 설립해 본격 추진
셀트리온은 CDMO와 동떨어진 기업은 아니다. 설립 초기 셀트리온의 먹거리는 위탁생산(CMO)이었다. 이후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 등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CMO 사업에서 힘을 뺐을 뿐이다.
물론 2023년까 자녀교육비혜택 지만 해도 셀트리온은 CMO 등 CDMO를 두고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2023년 3월 서 회장은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셀트리온의 CMO 사업 추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당시 서 회장은 “CMO 사업은 이제 대용량 시설에 한계를 마주했다”며 “생산 능력을 너무 키우는 건 잉여 시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셀트리온은 자사 제품 생산을 위해 신한은행일반전세자금대출 CMO를 일부만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CMO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CDMO 사업을 키우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겨냥한 발언으로도 풀이했다.
약 1년 9개월이 지난 2024년 12월, 셀트리온은 CDMO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다. 위탁개발(CDO)과 임상시험수탁(CRO)을 병행하지만, 핵심은 CMO다. 서 준보전산지 회장은 간담회를 열고 신규 법인 생산 시설 관련 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국내에 최대 20만ℓ 규모로 설계하고, 우선 2025년에 10만ℓ 규모로 1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다양한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공장 증설 비용은 경쟁사 대비 캐피탈이자싼곳 3분의 2 정도로 예상하고,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사·허가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화율을 높이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CMO 매출 전망도 내놨다. 서 회장은 “CMO 매출은 2029년 5000억원을 예상하고 2030년쯤 되면 CDO·CRO로 5000억원, CMO는 매출 1조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CMO 공급 과잉 우려를 향한 질문에는 “(먼저 설립되는) 10만ℓ 시설은 셀트리온의 자체 수요만으로도 필요한 규모로 시설 구축이 과잉 투자로 이어지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셀트리온은 CDMO 사업 추진 배경을 두고 ‘고객사 요청’을 강조했다. 과거 셀트리온을 이용하던 고객사나 새롭게 관계를 맺은 고객사가 셀트리온의 CDMO 사업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국내외 소규모 바이오텍 기업으로부터 개발, 임상시험, 허가까지 위탁 서비스를 해줄 수 없냐는 제안이 많이 있었다”며 “또 세계 곳곳 대형 암병원에 셀트리온 항암제가 공급되고 있는데, 이 병원들로부터 세포 치료나 유전자 치료에 특화된 서비스를 해줄 수 없냐는 주문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결국 ‘신약 개발’로 가기 위한 캐시카우가 필요했다고 분석한다. 셀트리온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유통을 넘어 신약 개발을 신성장동력으로 잡았다. 문제는 신약 개발의 경우 비용과 시간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이다. 이를 견딜 캐시카우가 필요한데, 셀트리온 눈에 띈 게 CDMO라는 설명이다. 특히 과거 CMO 경험이 있어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서 회장은 “CMO가 주력이던 시기 전 세계 가능성 있는 회사들을 대상으로 모두 영업을 해봐서 CDMO 사업 진행 속도는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 제3공장 전경. (셀트리온 제공)



외부 투자 가능성 열어둬

중복 상장 불가피
CDMO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는 당분간 셀트리온그룹 자체 투자금으로 운영될 방침이다. 초기 자본금 100억원도 셀트리온이 출자했다. 서 회장은 “초기 설비 구축과 CDO 서비스 개시를 위해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그룹 자체 투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 회장은 이후 성장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절반은 자체 자본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외부 자금 조달을 검토하되 50% 이상 지분은 셀트리온이 소유해 지배권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설비 증설을 위해 외부로부터 최대 1조5000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추가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경우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의 상장은 불가피하다. 외부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외에는 이렇다 할 출구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서 회장도 “자금 100% 다 셀트리온에서 조달하면 상장 계획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투자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 일부 자금을 외부 조달받는다면 상장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 셀트리온’ 계획을 내세우며 중복 상장과 중복 매출 등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지 얼마 안 돼 또다시 중복 상장 가능성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중복 상장은 말 그대로 모회사가 상장된 상태에서 자회사까지 상장하는 경우다. 일각에선 중복 상장을 좁은 의미로 해석해 “하나의 회사에 있던 사업을 분리해 상장할 때(쪼개기 상장)만 중복 상장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지만, 시장 논리와 맞지 않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행위 자체로 주가 할인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복 상장이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이익 더블카운팅 때문”이라며 “이익 더블카운팅이란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유통 시장에 상장돼 있을 때 투자자들이 동일한 기업가치를 두 번 계산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물적분할 등 쪼개기 상장뿐 아니라 모회사가 상장된 상황에서 자회사가 IPO를 하는 경우도 중복 상장 사례로 봤다.
셀트리온 주주 사이에서도 걱정 섞인 시선이 감지된다. 셀트리온은 2024년 12월 23일 국내 주주 대상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상장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100% 자회사로 유지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질문에 셀트리온 측은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겠다는 발표는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외부 자금 유치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중복 상장 방지를 위한 의견도 있었다. 향후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상장 시 모회사 특별 결의가 필요하도록 셀트리온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는 것. 이를 두고 셀트리온 측은 상장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해당 문제를 논의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셀트리온 공식 입장도 마찬가지다. 시장과 주주들 사이에서 불거진 중복 상장 우려를 두고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상장은 논의 단계도 아니고, 아직 이에 대해 구체적 검토가 진행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1호 (2025.01.01~2025.0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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